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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를 좀 더 심화적으로 공부하다 보면
"배음" 이라는 용어를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용어를 접한 사람들 중 절반은 믹스 공부를 그만두더라구요)
기존에 인터넷에 존재하던 자료만으로는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어서
저 나름대로 공부하고 이해하였던 부분들 위주로 이번 글을 채워볼까 합니다.
* 본 자료는 더 레코딩(장인석, SRMUSIC, 2011) 의 자료를 기반으로 작성자의 의견을 일부 포함하여 작성하였습니다.
1. 기음 (Fundamental) 과 배음 (Harmonics)
'기음' 은 기본음을 의미합니다. Fundamental 이라고도 부르며, 기음으로 인해 그 소리의 음정이 결정됩니다.
악기음 중 진폭이 가장 크고, 주파수가 가장 낮은 음입니다.
'배음' 은 기본음보다 높은, 정수배에 가까운 진동수를 가지는 모든 상음 (上音) 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배음 주파수가 높아질 수록 진폭은 감소하게 됩니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예외적으로 기음보다 진폭이 더 큰 배음 또한 존재할 수 있습니다.)
기음 또한 첫 번째 배음으로서 배음에 포함됩니다. (기음 = First Harmonics)
ex) 100hz, 200hz, 300hz, 400hz... 순으로 분포하는 소리가 존재한다면
100hz는 기음, 200hz, 300hz, 400hz... 의 소리가 배음에 해당됩니다.
이 때, 100hz는 첫 번째 배음, 200hz는 두 번째 배음, 300hz는 세 번째 배음... 으로 부릅니다.
2. 오버톤 (Overtone) 과 파셜 (Partial)
오버톤과 파셜은 기음과 배음에 비하여 자주 등장하는 용어는 아니지만, 공부하다 보면 한번쯤 들어보게 되는 단어라 같이 정리하고자 합니다.
'오버톤' 은 높은 주파수로 진동하는 소리를 묘사하는 데에 사용합니다.
배음과의 차이점은, 오버톤은 '반드시 정수 배에 가깝게 진동하지 않아도 된다' 는 것이며
배음은 기본음을 포함하는 개념이지만 오버톤은 기음이 포함되지 않습니다. (n번째 배음 = n-1번째 오버톤)
ex) 2번째 배음 = 1번째 오버톤, 3번째 배음 = 2번째 오버톤...
'파셜' 은 모든 진동들을 전부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기음 (기본음) 에 오버톤이 추가된 것과 같습니다.
어퍼 파셜(Upper Partial) 은 기본음이 제외된 파셜입니다. (오버톤과 유사한 개념입니다.)
<배음 vs 오버톤 vs 파셜>
배음 (Harmonics) | 오버톤 (Overtone) | 파셜 (Partial) | |
정의 | 기본 주파수의 정수 배에 가깝게 진동하는 주파수 | 기본음보다 높이 진동하는 톤을 묘사 | 기본 주파수에 오버톤이 포함된 개념 |
기본음 (1차 배음) 을 포함하는 개념 |
기본음 포함 X, 기음 위에 존재하는 주파수 |
기본음 + 오버톤 | |
특징 | 정수 배 / 정수 배에 가까운 음들만 배음에 해당됨 | 정수 배 모드로 진동하지 않아도 됨 | 정수 배 모드로 진동하지 않아도 됨 |
비고 | 정수 배 모드로 진동하는 소리도 오버톤에 해당됨 | 정수 배 모드로 진동하는 소리도 파셜에 해당됨 |
3. 사인파 (Sine Wave) 와 사각파 (Square Wave)
사인파 (Sine Wave) 는 배음 없이 기음만 존재하는 소리입니다. 배음 없이 순수한 하나의 기음만을 가지고 있기에 Pure Tone 이라고도 불립니다.
사각파 (구형파, Square Wave) 는 다수의 홀수 배음을 가지고 있는 소리입니다.
배음이 많이 존재하는 소리인 만큼 순수한 사인파에 비하여 더 풍성하고 강한 소리가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각 파에 대한 보다 자세한 설명은 차후에 오실레이터에 대해 다룰 일이 있다면 적어 보겠습니다.)
깊게 파고들면 한도 끝도 없는 내용이지만, 이번 글에서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은
"배음이 많아지면 풍성한 소리가 난다" 는 것이기에, 사인파가 점점 사각파로 변해가는 아래의 영상을 첨부하며 일단 이 부분은 여기서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6crWlxKB_E
사인파에 점점 배음을 더하여 사각파에 가깝게 만들어가는 영상. 사각파에 가까워질 수록 더 크고 풍성한 소리가 납니다.
4. 플러그인의 착색과 배음
그래서 믹스를 하는 데에 이렇게나 어지러운 개념들이 왜 필요한가? 라고 질문한다면
다양한 플러그인의 동작 원리를 이해하는 것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어떠한 신호 (Signal) 가 다양한 전기 장치를 거치게 되면 착색 (Saturation) 이 발생하게 됩니다.
착색감이 있는 프리앰프를 거치거나, 테이프 머신을 거치거나, 컴프레서를 거쳐도 착색은 발생하게 됩니다.
여기서 "착색" 은 소리에 보통 두 가지의 변화를 가져옵니다.
1) 원래 존재하던 소리에 배음을 추가합니다. (Harmonic Distortion)
2) 원래 존재하던 소리의 톤 밸런스를 변화시킵니다.
1) 번의 역할을 수행하여 원래 존재하던 소리에 배음을 추가하게 된다면 소리가 더욱 풍성해지게 됩니다.
"3. 사인파 (Sine Wave) 와 사각파 (Square Wave)" 파트에서 보셨던 바와 같이, 배음이 있는 소리는 배음이 없는 소리보다 더욱 풍성하고 청감상 큰 소리로 다가옵니다.
그렇기에 원 소스에 적당한 양의 배음을 추가하게 된다면 눈으로 보기에 레벨은 동일하게 보이더라도 청감상으로는 더욱 크고 풍성한 소리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됩니다.
2) 번의 역할을 수행하여 원래 존재하던 소리의 톤 밸런스를 변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일반적인 EQ로는 만들어내기 어려웠던 특유의 톤을 특정 플러그인을 거쳐주는 것만으로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프리앰프, 테이프 머신, 컴프레서 등을 모델링한 플러그인들 중에는 플러그인을 걸어주는 것만으로도 앞서 설명한 두 가지 관점에서의 착색을 수행하는 제품들이 존재합니다.
배음이 얼마나 추가되는지, 그리고 각 추가되는 각 배음들의 비율이 어떠한지, 톤 밸런스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는 같은 하드웨어 모델을 복각하였더라도 플러그인 제조사마다 그 차이가 존재합니다.
(흔히 말하는 "복각 퀄리티" 가 이러한 부분에서 결정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착색에 대한 정보는 플러그인의 UI만 보고는 그 정보를 알아내기가 어렵습니다.
어떤 플러그인이 배음을 발생시키고 어떤 플러그인이 그렇지 않은지를 알고 있는 엔지니어가 그렇지 않은 엔지니어보다 더 빠르게 좋은 소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로 올렸던 글의 "컴프레서를 나누어 사용할 것" 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https://rivonbeat.tistory.com/2
컴프레서의 딜레마
컴프레서를 걸다 보면 항상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컴프레서를 걸었더니 소리가 뭔가 심심해가지고 점점 레이시오 값을 올리고 스레숄드를 낮추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소리가 먹먹해지고 답
rivonbeat.tistory.com
5. 홀수 배음 (Odd Harmonics) 과 짝수 배음 (Even Harmonics)
앞전 파트에서는 다양한 전기 장비와 플러그인을 거치면 배음이 발생한다는 것을 설명하였습니다.
이번 파트에서는 추가되는 배음에 따라 소리의 뉘앙스가 달라진다는 점을 설명하고자 합니다.
배음에는 "홀수 배음" 과 "짝수 배음" 이 존재합니다.
홀수 배음은 3차, 5차, 7차, 9차... 와 같이 기본 주파수의 홀수 배수로 생성되는 배음을 의미합니다.
짝수 배음은 2차, 4차, 6차, 8차... 와 같이 기본 주파수의 짝수 배수로 생성되는 배음을 의미합니다.
ex) 기본음이 1000hz인 경우, 3000hz, 5000hz, 7000hz... 는 홀수 배음에 해당하며
2000hz, 4000hz, 6000hz... 는 짝수 배음에 해당합니다.
신호가 어떤 장비를 통과하는지에 따라 홀수 배음이 추가되는지, 짝수 배음이 추가되는지가 달라지며 이에 따라 소리의 뉘앙스가 결정됩니다.
홀수 배음은 주로 테이프 머신 (Tape) 이나 트랜지스터에 기반하여 만들어진 장비를 통과할 때 만들어지며, 날카롭고 공격적인 사운드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짝수 배음은 주로 진공관 (Tube) 에 기반하여 만들어진 장비를 통과할 때 만들어지며, 따스하고 풍성한 사운드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와 같이 배음에 따라 다른 뉘앙스의 소리가 나는 배경은 배음이 화음과 같이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110Hz = A1 인 기본음이 존재한다고 가정하고 배음을 추가할 때, 각 음계와 주파수는 다음의 표를 따를 것입니다.
배음의 차수 | 1차 | 2차 | 3차 | 4차 | 5차 | 6차 | 7차 | 8차 |
음계 (Oct) | A1 | A2 | E3 | A3 | C#4 | E4 | G#5 | A4 |
주파수 (Hz) | 110 | 220 | 330 | 440 | 550 | 660 | 770 | 880 |
여기서 홀수 (1차, 3차, 5차, 7차) 배음만 볼 경우, A1, E3, C#4, G#5 의 형태로 분포하고,
짝수 (2차, 4차, 6차, 8차) 배음만 볼 경우 A1, A2, E4, A4 와 같은 형태로 분포합니다.
이를 A 스케일에 대입하여 보면, 홀수 배음에 분포한 음들 (E, C#, G#) 은 3, 5, 7도에 해당하는 음에 해당하고
짝수 배음에 분포한 음들 (A) 는 주로 옥타브 단위로 분포하는 음입니다.
청감 상 3, 5, 7도에 해당하는 음보다 옥타브 단위로 분포하는 음들이 조화롭다 (협화음에 가깝다) 고 느끼기에
짝수 배음은 조금 더 부드러운 뉘앙스의 소리, 홀수 배음은 조금 더 날카로운 뉘앙스의 소리가 나는 것입니다.
이러한 분포는 짝수 배음이 협화음에 가깝기에 언제나 옳다! 라는 것을 주장하기 위한 글이 아니고,
두 소리는 이러한 차이가 존재한다~ 정도의 문맥으로 이해하여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홀수 배음과 짝수 배음에 대하여 아래의 표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홀수 배음 (Odd Harmonics) | 짝수 배음 (Even Harmonics) | |
특징 | 3차, 5차, 7차... 와 같이 홀수 배 주파수로 진동 | 2차, 4차, 6차... 와 같이 짝수 배 주파수로 진동 |
발생 방식 | 테이프, 트랜지스터 | 진공관 (튜브) |
소리의 특징 | 날카롭고 공격적인 소리 | 부드럽고 따뜻한 소리 |
6. 글을 마무리하며
글을 처음 구상할 때, 호기롭게도 '배음' 에 대한 모든 정보를 하나의 글로 압축해 보자! 는 생각으로 작업에 들어갔으나
예상과 달리 설명해야 할 분량이 정말 많아지게 되어 이번 글에서는 이론적인 배경들 위주로 먼저 적어 보았습니다.
따라서 이번 글은 배음의 발생 원리와 소리의 차이를 최대한 설명하는 쪽으로 글의 가닥을 잡고 작성하였습니다.
차후에 블로그가 조금 더 활성화 된다면 플러그인 별 비교 분석과 같이 보다 심화적인 내용을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길고 장황한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며, 더 좋은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자료 출처: 장인석, SRMUSIC, 2011
글 작성에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 특히 스터디 함께 해 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__)